오늘날의 사회시스템은 사회구성요소들을 마치 거미줄과 같이 연결되는 수평적 네트워크사회로 전개시키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질서는 급격하게 해체되고 집단적인 사고와 가치보다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가치가 더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의 이질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구성원간의 이해갈등도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어떤 일방적인 명령이나 규제 혹은 일원적 가치구조로는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협상과 대화의 필요성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저자들은 그 원인을 네 가지로 파악하였다.
첫째, 우리 사회는 그동안 권위주의적 문화를 바탕으로 상하간의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사회구조였다. 따라서 상대방과 수평적인 관계를 전제로 하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둘째, 우리는 고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동질적인 문화와 언어를 가지고 있어 획일적인 문화와 논리에 익숙해져있다. 따라서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믿음 하에 왕따를 시킬지언정 구태여 다양성을 존중하는 협상을 할 이유도 없었다는 점이다.
셋째, 우리 나라 일제시대와 군사독재 등의 역사는 극단적인 이념의 대립을 불러와 사회구성원간에는 적군 아니면 아군이라는 이분법적인 흑백논리로 재단하도록 하여 왔다. 따라서 협상은 야합이나 배신행위로 간주되어 왔다는 점이다.
넷째,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성장을 위한 효율성 논리가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그에 위배되거나 상충되는 가치들은 논의조차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여겨왔다. 따라서 협상은 비효율적이라는 가치구조 때문에 협상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협상학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가지고 있어야할 최소한의 협상에 대한 기초지식과 협상기술을 쉽게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구성되어졌다. 따라서 성공전략이나 처세술로서의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쓰여진 협상분야의 교양서이다.
Ⅰ부, Ⅱ부, Ⅲ부는 협상의 기초적인 개념과 원칙, 전략 등을, Ⅳ부에서는 협상의 과정을, Ⅴ부에서는 협상가의 자질과 커뮤니케이션, Ⅵ부와 Ⅶ부에서는 지방정부와 주민간의 협상, 국제협상을 각각 소개하였으며, 마지막 Ⅷ부에서는 한국인의 협상문화를 살펴보고 있다.
협상에 대한 외국도서들이 많이 출판되었지만, 우리 나라의 일어난 협상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우리 실정에 맞게 쉬우면서도 체계적으로 토종 협상서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얄팍한 협상기술이나, 대화기법의 소개가 아니라 충분한 근거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차근차근 설명해 두었기 때문에 교양서로서, 실용서로서, 곁에 두고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